Wednesday, November 17, 2010

뿌리가 살아 있으면

오늘 아침 산책 길에 문득 산불이 나서 나무랑 억쇄를 모두 태워버린 민둥산에 올라보고 싶었다. 경사가 비교적 가파르고 흙이 단단하지 못하여 부스러져 내렸지만 조심조심 산을 올랐다.
그런데 산에서 신기한 광경을 보았다. 많은 나무들이 아예 형체조차 없어졌지만 군데 군데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도 있었다. 그런데 죽은 같은 나무가 사실은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 겉으로 보이는 나무 가지는 분명 죽은 것이지만 나무 밑둥을 보니 푸른 가지와 잎이 솟구치고 있었다. 타다 가지는 이상 수분이나 영양을 받지 못한 죽은 모습이었지만 지면에서 가까운, 아니 지면 속에 뭍혀 있던 부분은 수분과 영양을 여전히 공급받고 있었고, 덕분에 싹을 틔우고 푸르른 생명을 발산하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그런 나무가 한둘이 아니었다. 어떻게 죽은 나무에서 싹이 트는가? 나무들을 바라보며 깨달음이 왔다. 뿌리가 살아 있었구나. 뿌리가 살아 있으면 아직 살아 있는 것이구나. 뿌리의 생명력, 뿌리의 중요성이 새삼 다가 왔다.
요즈음 전세계가 경제위기의 여파로 위축되고 삶이 각박해 지는 것을 본다. 미주의 한인사회나 한인교회 역시 이와 같은 영향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섬기는 교회가 신록이 무성하기보다 거친 화마에 그을린 가지처럼 초라하게 돼 버린 것을 보며 애통해하는 목회자들과 사모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소망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뿌리가 살아 있다면, 뿌리의 생명력에 잇대일 수 있다면 여전히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 오늘 아침에 불에 타다 남은 나무들이  뿌리의 능력을 보여주는 산증인들이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요한복음 15:5
JK

Wednesday, October 27, 2010

한국교회와 땅밟기

땅밟기 기도는 한국교회에서 성경적이라는 이름 아래 오랫동안 행해져왔던 관행이다.

여호수아가 여리고성을 취하기 위해 전쟁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여리고성을 일곱 바뀌 돈 것에서 땅밟기의 성경적 근거를 찾는다.
그리고 교회 부지 매입에서 부터 교회 건물 렌트와 전도 의식 고취
단기 선교 등 여러 가지 경우에 여러 가지 목적을 위해
자주 매우 영적이고 성경적인 방법인양 사용되어 왔다.

이와 같은 관행의 근저에는 땅밟기 자체가 마술과 같은 능력이 있어
발로 밟는 모든 땅을 차지하게 도와준다는 미신적인 믿음이 깔려 있다.
그리고 저 땅은 사탄의 땅 이 땅은 하나님 땅 이라는
피터 와그너나 찰스 크래프트 식의 능력 대결을 염두에 두고 있기도 하다.


최근 서울의 어느 사찰에서 예배인도자 학교 졸업생들이
사찰에 들어가 땅밟기를 하고 심지어 대웅전에서 기도와 예배를 드린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가 되어 온 국민의 비난을 사게 된 일은
영성의 이름으로 포장된 미신적 신앙이 어떤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지를
아주 웅변적으로 잘 보여준다.

불교 스님들이 기독교의 무지몽매함을 지탄하는 오늘의 이 현실을 어찌하랴?

이번 기회에 성경적 실천이라는 미명하에 목회자들이 솔선수범(?)하여
기독교를 미신적 종교로 만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중단되기를 바란다.


JK